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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in K-Literature: The Present Edition scrap download

서울이 소개되는 한국문학 : 현재편

#Seoul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옥수동, 부암동, 연희동, 공덕동 그리고 청담동. 이 다섯 동네를 배경으로 하는 다섯 권의 책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인생과 사회적 문제를 담고 있지만, 또한 각 동네의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환경을 십분 드러낸다. 따라서 ‘옥수동 랑데부 미술관, 부암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공덕동 러너, 여기는 ‘청담동 식물유치원’입니다’ 이렇게 멋대로 제목의 지명을 뒤바꿀 수 없다. 
장소와 사람이 만나는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행위들, 그리고 이를 둘러싼 관계와 기억들. 이 중 바람직한 도시, 지역 발전 정책에 관하여 일갈하는 책은 없다. 그런데도 독자는 책을 덮을 때 알게 된다. 우린 어떤 길과 집과 가게와 학교와 직장과 미술관과 공원을 유지하고 만들어야 할지, 서로 어떤 이웃과 동료가 되어주어야 할지. 우리를 건강하고 성숙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옥수동, 부암동, 연희동, 공덕동, 청담동은 서로 색깔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거주지역과 상권이 공존하는 곳이다. 주민과 방문객, 그곳을 일터로 삼는 이들이 서로 마주친다. 상업화되고 관광지화되지 않은 서울의 ‘동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뻔하지 않아 흥미로운 서울 사람들의 삶을 보여줄 것이다.    
입시지옥, 아파트공화국, 개발의 도시로도 알려진 서울, 그 이면의 서울을 이해하고 싶다면 <옥수동 타이거스>를 읽어야 한다. 무협지와 전의 형식을 차용하여 외전과 연표까지 갖춘 이 소설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여 ‘빈부 차와 학벌 차’가 재생산되는 메커니즘을 시종일관 포복절도할 언어로 풀어나간다. 최지운 작가는 내면의 성숙으로 현실의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성장소설의 낭만에 도전장을 내민, 이 시대 이야기꾼이다.

예술이 평범한 ‘나’와 ‘당신’을 구원할 수 있다면?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은 이를 시도하는 성장소설이다. 서울의 변화하는 속도와는 다른 호흡을 보이는 곳, 언덕 지형과 좁고 구불대는 골목들, 바위와 나무가 뿌리깊은 그곳 부암동에는 각기 다른 이유로 발걸음이 무거운 노인과 중년과 청년들이 공존해 살아간다. 이들이 미술관을 통해 꽁꽁 숨겨놓았던 자신의 상처를 재현하고 공유하는 기적을 경험한다. 
바로 지금, 서울에서 살아가는 20-30대의 일상을 보고 싶다면 <연희동 러너>를 펼쳐라. 주인공 연희는 부모와 고향으로부터 벗어나 서울에서 그저 한 명의 평범한 사회인이자 개인으로 살아가고픈 청춘이다. 그런데 집도 직장도 반려자도 모두 녹록치 않다. 연희는 연희동에서 경제적 자립과 정신적 독립, 그리고 사회적 감수성의 발달이라는 성장의 요소들을 획득해간다. 연희동은 지역의 오랜 터줏대감과 대학생, 직장인, 소상공인이 공존하는 동네이자 젊음의 상권 홍대입구로 이어지는 곳이다.
10대는 캐나다에서, 20대는 영국에서 지낸 저자 백수혜는 20대 후반부터 10년 간 서울의 이곳 저곳에서 살고 있다. 대륙을 이동하고, 집을 전전하는 그가 30대에 공덕동에 꾸린 것이 ‘식물 유치원’이다. 개발과 이주로 버려진 화분의 식물을 구조해 키우고 나누는 것. 사람이 이동할 때 버려지는 생명체들에게 또 다른 뿌리내릴 곳을 찾아주는 아름다운 실천의 모습은 <여기는 ‘공덕동 식물유치원’입니다>에서 사진과 글로 들여다볼 수 있다.모든 동네는 외부에 알려진 상징성이 있다. 서울의 대표적 부자 동네인 청담동, 그곳에 사는 이들의 일상을 온라인에 연재한 글이 출판되었다. 
모든 동네는 외부에 알려진 상징성이 있다. 서울의 대표적 부자 동네인 청담동, 그곳에 사는 이들의 일상을 온라인에 연재한 글이 출판되었다.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은 어쩌다 그곳에서 아이들 낳고 직장을 다니며 일상을 살게 된 10년차 주민이, 청담동을 둘러싼 소문과 편견이 깨지는 실체를, 또 반대로 그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의 경계에 선 필자 시드니의 눈으로 청담동을 가보면 명품거리 그 너머의 사람과 장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김성연: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국어국문학과 교수. 세계를 담고 펼치는 언어의 힘에 매혹되어, 오래된 책 냄새에 사로잡혀, 시공간을 넘나드는 생명력을 가진 텍스트들의 본질과 흔적을 추적해 왔다. 윤동주기념관의 건립과 운영을 담당하며 문학이 다른 미디어와 감각, 공간으로 전환화는 현장으로도 관심이 확장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찰나의 기억, 냄새>(근간), <서사의 요철>, <영웅에서 위인으로>, 공저로는 <서울, 문학의 도시를 걷다>, <동아시아 역사와 자기 서사의 정치학>, <한국근현대번역문학사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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