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앞에서 쨍아가 죽었습니다. 과-꽃 나무 밑에 죽었습니다.”(《쨍아》, 창비, 2008)
천정철은 자연물의 마음을 노래한 동시 작가다.
1. Life
천정철은 1911년에 태어났다. 출생지는 알 수 없으나 14세에 경성의 안국동에 살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사망 연도는 확인되지 않는다. 방정환이 창간한 잡지 《어린이》의 애독자였으며, 이후 같은 잡지에 동시 <가을 아침>(《어린이》, 1925.9), 동시 <쨍아>(《어린이》, 1925.11), 동시 <시골길>(《어린이》, 1927.1)을 발표했다. 아동문학가 윤석중, 이원수, 윤복진, 서덕출, 최순애 등과 함께 기쁨사 동인으로 활동했다. 기쁨사는 1925년 윤석중 주도로 만들어진 동인지로 등사판 잡지 《기쁨》을 1년에 네 차례 출간했다. 천정철의 작품은 동요, 동화 등으로 재구성됐으며 교과서에도 수록됐다. 그중 동시 <가을 아침>은 작곡가 김성윤이 <나뭇잎>이라는 제목의 동요로 만들어 지금도 애창되고 있다. 동시 <쨍아>는 그림작가 이광익의 수채화풍 삽화가 곁들여진 동화책으로 발간됐다.
2. Writing
천정철의 작품은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1923년부터 1935년까지 발행한 잡지 《어린이》의 애독자였으며 이곳에 몇 편의 동시를 발표했다. 그중 <가을 아침>과 <쨍아>, <시골길>이 알려져 있다. 세 편 모두 경어체로 쓰였으며 자연물과 사물의 의인화가 특징이다.
<가을 아침>은 8행으로 이뤄진 짧은 시이다. 어느 가을 아침에 나뭇잎들이 옹기종기 모여 바람이 거셌던 전날 저녁을 회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제저녁 바람은 / 대단했다고 / 소곤소곤하면서 / 벌벌 떱데다.”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 동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며, 간결한 문장으로 시적 상황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시골길> 또한 8행의 짧은 시다. 겨울날 인적 드문 시골길이 고요히 잠을 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추운 겨울날 한적한 시골의 정경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을 드러내는 한편, “가도가도 끝없는 / 시골길은요”라는 구절을 통해 눈앞의 길이 아주 먼 곳으로 이어지는 듯한 아득함을 그려냈다.
<쨍아>는 죽은 잠자리를 개미들이 옮겨가는 모습을 묘사한 작품으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하게끔 한다. 쨍아는 잠자리의 방언이다. 개미들이 과꽃 나무 아래서 가을 햇볕을 받으며 잠자리의 장례를 치러준다는 상상력을 동원해 잠자리 사체를 옮기는 개미들의 행렬을 따스하게 그려냈다. 한 생명의 죽음이 다른 생명이 살아갈 양분이 되는 자연의 순환을 슬픔이나 안타까움 등의 감정 표현 없이 관조하듯 그려냈다.
Reference
어린이책
《쨍아》(창비, 2008)
(공저) 《겨레아동문학선집9 : 엄마야 누나야》(보리, 2001)
(공저) 《동시교실》(서정시학,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