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올 수 있다면 / 운주사 와불, 천년만년 / 그때까지 누워 있어도 좋으리”(<운주사에서>, 《까치수염의 방》, 시문학사. 2019)
정유준은 간결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자연의 경이로움을 노래한 시인이다.
1. Life
정유준은 1948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1998년 《문학창조》로 등단했으며 문덕수 시인에게 사사했다. 시집 《사람이 그립다》, 《풀꽃도 그냥 피지 않는다》, 《나무의 명상》, 《물의 시편》 등 총 8권의 시집을 발간했다. 2007년 시집 《나무의 명상》이 《Contemplations de l'arbre scrap》로 번역되어 프랑스에 출간됐다. 2013년 제2회 구로문학상을 받았으며, 2019년 시집 《까치수염의 방》으로 제38회 시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클럽 한국본부에서 활동 중이며, 현대시인협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2. Writing
정유준은 나무와 물 등 자연을 소재로 한 시를 주로 창작한다. 그는 생태학적 관심을 드러내며, 자연성의 회복을 모색한다. 첫 시집 《사람이 그립다》의 해설을 쓴 김태진 평론가는 “이 시집은 시인의 젊은 날의 격정, 차분한 중년, 그리고 자신의 주변을 관조하는 듯한 시각의 변화가 어우러져 다소 복잡한 심리적 과정을 드러내고 있는 내면 지도”라고 말했다.
시집 《나무의 명상》은 나무를 소재로 쓴 시만을 모았다. 정유준은 이 시집에서 가족에 뿌리를 둔 채 고향과 문명, 역사로 뻗어나가는 나무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이 시집에서는 풍부한 문학적 상상력과 사물에 대한 세밀한 관찰력, 정밀한 묘사가 돋보인다. 정유준의 시세계에는 산문 기법을 활용한 작품이 많으며, 이 시들은 동양적 사유를 드러낸다. 시집 《물의 시편》은 강, 호수, 바다를 소재로 쓴 시를 모았다. 수록작인 <고요 속의 흔들림> 등에서 세밀한 관찰력으로 물의 이미지를 묘사했다. 시집 《편백나무 숲에서》는 고향인 예천 금당마을을 배경으로 한 자전적인 내용의 작품들을 담았다. 계절별 풍광을 그려낸 시집 《나날》에 대해 문덕수 시인은 “간결하고도 서정적인 한 폭의 수채화 같다”라고 평하며, “독자를 명징한 서정의 세계로 끌고 간다”라고 말했다. 《까치수염의 방》은 운주사와 대흥사, 쌍계사, 부석사, 청평사, 수선사 등 한국의 여러 절을 다니며 쓴 시들을 모은 시집이다. 특히 정유준은 절에 심어진 큰 나무들을 바라보며 느낀 경이로움을 표현했다. 여유로운 관조적 태도와 예리한 지성으로 주변 세계를 인식하는 시인의 면모가 돋보인다.
Reference
시집·시선집
《사람이 그립다》(시문학사, 2002)
《풀꽃도 그냥 피지 않는다》(시문학사, 2003)
《나무의 명상》(시문학사, 2004)
《물의 시편》(시문학사, 2005)
《가신 길을 묻습니다》(시문학사, 2009)
《편백나무 숲에서》(시문학사, 2011)
《나날》(시문학사, 2015)
《까치수염의 방》(시문학사, 2019)
(공저) 《시인은 시를 쓴다》(문화발전소, 2018)
(공저) 《영원한 꽃밭 : 문덕수문학상·시문학상 역대 수상자 작품집》(글나무, 2023)
(공저) 《천연기념물 1호 : 도동 측백나무숲 61인 시집》(북랜드,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