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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Literature on the 2025 Screen! scrap download

2025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는 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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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의 전성기는 다양한 원작의 힘이 이끌고 있다. 국내 영화와 드라마 시장은 제작비 상승과 방송 영화 시장의 축소로 인해 큰 위기를 겪고 있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의 힘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영상물은 꾸준히 탄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소설이 영화, 드라마의 원천 스토리로 각광받았다면 최근에는 웹툰과 웹소설이 각색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여전히 이야기의 원천으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2024년 영화와 드라마가 동시에 제작되며 인기를 얻는 이례적인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앞으로도 소설의 영상화의 시도가 늘어난다면 소설,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어 게임과 애니메이션까지 이어지는 멀티유즈의 성공 사례도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가장 유력한 소설은 올해 공개되는 <전지적 독자 시점>이다. 작가들은 영상물 제작 편수가 줄어드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시사적이고, 트렌디한 소재와 문법으로 동시대와 호흡하는 작품을 속도감 있게 쓰는 것으로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한국 소설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시대라고 하지만, 소설의 위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만이 영상물의 시대를 살아남는 방법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


<전지적 독자 시점>은 싱숑이 지은 웹소설로 2020년까지 약 2년간 연재되면서 조회수 2억뷰 이상을 기록한 전설적인 성공작으로 출판 소설로도 10권의 분량으로 완결됐다. 소설 읽기가 취미인 회사원 김독자가 퇴근길에 10년동안 외롭게 탐독했던 소설 ‘멸살법’이 현실이 되어 펼쳐진다. 모두가 혼돈과 공포에 빠져 두려워하지만, 김독자 한 명만은 이 세상의 결말을 알고 있다. 입체적인 등장인물과 시공간을 넘어 우주까지 확장되는 압도적 세계관으로 마치 게임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올해 개봉하는 영화에 블록버스터급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됐고 한류 스타들이 대거 배우로 캐스팅됐다. 영화가 성공한다면 소설도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달까지 가자>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문단의 주목받는 신인으로 단숨에 떠오른 장류진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다. 장류진의 소설은 직장인이 회사에서 겪는 사소한 일과 속에서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해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이라는수식어까지 얻었다.  이름난 기업에 입사하고도 단칸방을 벗어날 수 없는 ‘흙수저 여성 3인방’의 ‘코인열차 탑승기’를 그리는 소설이다. 자본주의 키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과 세속적 성공을 갈구하는 젊은 세대의 감성을 탁월하게 그려낸다. 소설 속 대사처럼 가상 화폐가 “믿을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있는 2025년이 다시 찾아왔기에, 이 작품은 놀라운 시의성을 띄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원경>


조선의 가장 드라마틱했던 왕비, 원경왕후의 일대기를 다룬 역사소설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원경왕후는 조선의 탄생을 이끌었던 킹메이커 중의 한 사람이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는 태종 이방원과의 사랑, 집안의 몰락, 주변 사람의 죽음 등을 겪으며 인간적으로 갈등하는 입체적인 원경왕후를 그려낸다. 또한 세자 자리를 쟁탈하기 위해, 시어머니인 강 씨와 수를 주고받는 모습은 기존 사극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갈등의 양상을 보여준다. 위화도 회군, 정몽주 암살, 왕자의난 등의 역사적인 사건에 원경왕후가 깊이 개입되어 있다는 상상력을 더했다. <별안간 아씨>, <사주팔자>, <생의 찬미> 등 역사소설을 꾸준히 써온 서자영 작가의 작품으로 드라마를 통해서도 올해 만날 수 있다. 

<탄금>


‘탄금’은 잔인한 고대 중국의 형벌로, ‘금을 삼키다’라는 뜻이다.  1980년대초  프랑스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소설로,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로 공개된다. 고가의 미술품 거래로 돈왕이라 불리게 된 조선의 거상 심열국의 외동아들 홍랑이 실종된다. 씨받이가 낳은 딸 재이는 홍랑의 수호부를 빼앗았다는 죗값으로 별채에 감금당하고, 양반 핏줄인 무진이 양자로 들어온다. 가문의 흉사로 인해 하루아침에 남매가 된 두 사람은 서슬 퍼런 상단에서 오로지 서로만을 의지한 채 자라난다. 십 년 후, 추노꾼 독개는 홍랑을 찾아오면서 무진은 홍랑에게 제 자리를 박탈당하고 설상가상 재이의 마음마저 빼앗긴다. 홍랑의 정체를 둘러싸고, 미스터리 로맨스가 펼쳐진다. 

<지구에는 왜 왔니?>


202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한 임유섬 영화감독의 첫 장편소설이다. 동명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소설로 각색한 버전이라, 영화를 보는 것처럼 속도감 있는 묘사가 돋보인다. 이야기는 우주의 절대 권력자 안드로메다 황제는 환경파괴가 극심해진 지구를 위해 인류를 없애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된다. 황제는 인류의 생식 능력을 없애는 약품 테스트를 위해 가장 아끼는 막내 공주 수정을 20대 젊은 지구 여성의 모습으로 만들어 지구로 파견한다. 수정은 약사로 위장하고 미리 와있던 외계인 미정과 함께 지구 남성들을 대상으로 약품을 테스트하는데 효과가 정말 탁월했다. 그런데 약이 듣지 않는 유일한 지구인인 소아청소년과 의사 진석이 등장하면서 수정은 지구의 사랑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다.





김슬기 집필

매일경제 신문문화스포츠부 기자. 2012년부터 문학과 출판 분야를 담당하며 책을 소개하는 서평 기사를 10년 이상 담당해왔다. 현재는 미술 분야를 담당하며 여전히 서평 기사를 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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